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현재 상황_ '카불 최후의 날'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이어 대통령 궁에 탈레반 깃발을 올렸습니다. 탈레반의 재장악은 2001년 12월 미군의 아프간 침입으로 탈레반 집권 5년 만에 카불에서 축출된 지 20년 만이었습니다.
아슈라프가니 대통령은 이미 차량 네대에 걸친 어마어마한 도피자금을 싣고 접경국인 우즈베키스탄으로 도피한 상황으로 탈레반은 사실상 편안하게 대통령 궁을 무혈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과는 다르게 대통령의 딸은 예술가이자 영화제작자로서 뉴욕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18일 뉴욕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미 부패하고 전투에 의욕을 상실한 정부군은 "과도 정부에 평화적인 권력 이양이 있을 것"이라며 탈레반에 저항 없는 항복을 표했고, 탈레반의 행보는 점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결국 탈레반은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무장대원들과 함께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승전보를 전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한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각국의 현지 대사관들은 철수가 서둘러 이루어졌습니다. 탈레반측은 아프간의 전쟁은 종식됐다고 선언하였으며, 주민들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한 모든 아프가니스탄 인사들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고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탈레반은 대국민 담화와 인터뷰를 통해 개방적인 정부를 구성하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갖추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모두에 대한 일반 사면령이 선포된 만큼 확실한 신뢰를 갖고 일상을 시작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르카(몸을 모두 가리는 형태의 의복)가 아니더라고 히잡(머리카락만 가리는 형태)을 쓴다면 여성에게도 교육과 근로를 하러 갈 수 있고 혼자서도 집 밖을 다닐 수 있게 하겠다고도 발표했습니다. 여성에 대해서는 그들이 희생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인권존중을 약속했습니다.
여성들의 인권이 매우 제약되고 비인도적인 처우에 부정의 시선이 커져가던 아프간 안팎의 여론을 감안한 내용인 듯 하지만 과거 탈레반 정권 시 보였던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을 적용했던 여자들의 인권 강탈 사태가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닐까 매우 우려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려는 가까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18일 탈레반에 세계인의 이목이 다시 쏠렸습니다. 탈레반이 부르카를 미착용했다는 이유로 여성에게 총을 쏘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또한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공무원이나 정부에서 근무했던 민간인을 찾아내 살해하는 등의 행적을 보였다고 합니다.
과거 탈레반 통치 시에는 음악과 TV, 오락이 금지되었고 불륜을 저지를 경우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형벌도 가능했으면, 여성들은 교육 금지는 물론이고 직업 금지에 공공장소에 얼굴을 가리고 나오는 게 의무였고, 성폭력과 강제 결혼이 팽배했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가 연을 날리면 잡아서 팔을 자를 정도로 가혹한 통치를 해왔습니다.
카불 주민들은 급격히 진행되는 탈레반 장악 사태에 극도의 공포와 혼란에 빠졌습니다. 현재 SNS를 통해 이 같은 아프간의 혼란이 세계 각국으로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카불 시내를 빠져나가는 도로는 차들로 뒤엉켜 모두 막히고 사람들은 일제히 공항과 은행으로 향합니다. 카불에서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공항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제선 항공편은 이미 다음 주까지 예약이 다 찬 상태입니다. 이런저런 소문들과 시시각각 도피로에 대한 정보에 혼란이 일어 시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나마 돈이 여유 있는 사람들은 공항으로의 도피로를 고민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공포 떨던 지난밤도 수도 카불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폭발음과 총성이 있었다고 언론은 전했습니다.
민간 공항을 점거했던 아프간 군중이 군 공항으로 몰려들면서 군용기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아프간 상황에 대한 미국의 입장
미국은 지난 4월 다른 나라의 내전에 더 이상 미국이 간섭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하며, 예정대로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예고했습니다. 2001년 시작된 아프간전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 전쟁이었습니다.
1조 달러라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고 미군 2천여 명의 희생이 있었음에도 끝없는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전쟁의 피로도는 커져갔습니다. 그리고 이번 미군 철수 건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가 맞물려 결정된 미국 내 긍정적 사안이었습니다.
이는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부터 얘기되고 있었던 사안으로 지난해 2월 탈레반과 평화 합의 체결과 함께 미국과 동맹군의 조기 철군 발표와도 맞아떨어졌던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었습니다. 20년 전 아프간전을 찬성했던 바이든의 '결자해지' 행보였습니다.
최종 철군 예정은 9월 11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측에선 미군 철수가 이뤄진 후 아프간에 최후의 사태(정권 붕괴)가 일어나더라도 1년 6개월은 버틸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보란 듯이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기가 무섭게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하며 10일 만에 주요 도시들을 점령해나갔고 결국 8월 15일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해 승리의 깃발을 꽂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군의 철수 발표 4개월 만의 일입니다. 국제사회에서 흔들렸던 리더십의 재건을 꾀했던 바이든 정부였지만, 현재 맞딱들여진 상황은 미국의 위상에 흠집을 남기는 부정적인 인식을 안겨주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현재 미군기지와 대사관을 내버려 둔 채 탈레반에 쫓기듯 카불 탈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 국방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들과 관련 시민들의 탈출을 돕고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 파병 안을 긴급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의 탄생과 행적
1989년 소련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여러 군벌들 간의 내전이 이어졌고, 이 중 이슬람 근본주의자 집단이 남부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급성장했는데, 무함마드 오마르가 이끌었던 이 조직이 바로 탈레반입니다.
탈레반은 처음 전사 30여 명과 함께 시작되어 내전 과정에서 승승장구하며 세력을 키워나가 1996년 9월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들의 커져가는 세력의 지원 배경에는 아프간을 관통하는 무역로가 필요했던 파키스탄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권 장악 후 이슬람 종교법 (샤리아법)으로 국민들을 엄격하게 통제했으며, 특히 여자들의 활동은 매우 제약되고 인권이 박탈당한 처참한 소식들이 전 세계에 전해졌습니다. 미국 9.11 테러의 배후였던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은 탈레반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던 사이로 성장하게 되었고, 알카에다가 9.11 테러를 일으킨 뒤 미국은 탈레반에게 빈 라덴을 요구했지만, 탈레반은 불응합니다.
그에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탈레반에 적대적이었던 아프간 북부 부족과 연합하여 2001년 10월 탈레반에 일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탈레반은 크게 타격을 받았고 그들을 몰아내게 된 북부 부족연합은 새로운 아프간 정부를 세우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탈레반의 끝없이 정부군과 내전을 이어가며 정권 탈환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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