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_ All About My Wife_ 줄거리 요약
일본 여행 중 지진 속에서 만난 인연. '두현'과 '정인'은 첫 만남의 설렘을 가지고 결혼식을 올린 7년 차 부부입니다. 초반부에는 주로 남편의 시점으로 보는 아내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아내는 언제나 입에 잔소리를 달고 다니고, 훌렁훌렁 아무데서나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에서 볼 일 보는 남편을 쫓아 가 음식을 먹게 하고, 계속 신문을 넣는 배달원에게 싸움닭처럼 달려들고.. 아내에게 지친 두현은 회사 일을 핑계로 강릉 지사 발령을 계획합니다. 회사 부부동반 모임에 나타난 그녀는 역시나 그녀만의 솔직함과 굽히지 않는 소신으로 상사 아내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이런 아내의 모습에 더욱 정이 떨어져 버렸던 두현은 강릉에 내려와 활기를 찾으려 했지만, 속도 모르는 정인은 이미 숙소에 도착해 음식을 가득 차려 놓았습니다. 두현이 정인을 밀쳐내지 못해 고심하던 중 국적을 가리지 않는 카사노바 옆 집 남자 '장성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두현은 그를 찾아가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 달라 청합니다. 정인은 옆집 남자를 탐탁지 않게 보다가 어느 날 함께 차를 마시게 되고 그의 예술적 취향이나 음식에 대한 공통 관심사로 인해 그를 호감 있게 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싸움닭 취급만 하던 남편과는 다르게 소신 있게 얘기하는 정인을 두둔해주고 오히려 공감해주는 장성기로 인해 그녀는 결혼 후 잊고 지내던 '나'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며 삶의 생기를 되찾아갑니다. 강릉 라디오국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그녀는 그동안 남편에게만 너무 집중하고 지냈던 시간들을 반성하기도 하며 놓치고 살았던 자존감을 찾아갑니다. 한편 일을 시작하고 장성기와의 만남이 잦아지기 시작하면서 보이는 그녀의 긍정적인 변화들에 두현은 만족스러워합니다. 그리고 점차 만족감은 서운함과 두려움으로 변해갑니다. 이제는 그녀를 떨쳐내버리고 싶지 않아 졌습니다. 그래서 아내를 유혹해달라 했던 의뢰를 취소하려 하지만, 장성기는 그 부탁을 거절합니다. 그녀를 사랑하게 됐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둘의 난투극이 이어지고 결국에 정인도 두 남자 계약에 대해 알게 됩니다. 두 남자 모두에게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장성기에게는 이별을 고하고 두현과는 시간을 갖자며 거리를 둡니다. 두현은 그동안의 자신을 반성하며 그녀를 찾아가는데..
영화 속 그 장면 & 그 대사
민규동 감독의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잔소리꾼 아내 연정인 역에 임수정, 그녀에게서 도망치고자 했던 남편 이두현 역에 이선균, 그리고 미스터리한 카사노바 장성기 역에 류승룡 배우가 맡았습니다.
"저기요. 이런 미인을 만난 것도 영광인데 제가 밥 한번 살게요." 정인을 무장해제시켰던 두현의 대사입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되였습니다. "난 예뻤고.. 넌 멋졌고.. 우린. 아름다웠잖아.."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쓰던 장성기에게 두현이 한 마디 건네자 장성기가 말합니다. "그래? 미안하다. 신경 쓰였구나?", "뽀삐의 손을.. 놓쳤어.. " "뽀삐.. 이제 그만.. 보내줘요.." 죽은 뽀삐 때문에 힘들어하는 장성기에게 정인은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이 말에 장성기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저는 엄청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납니다. "사랑한다고!! 사랑하게 됐어!! 난 수컷이야!!", "결국 여주인공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이 엑스트라는 이제 당신을 지워내기로 합니다. 더 빠져들기 전에.." 장성기가 정인과의 이별 장면에서 했던 대사였는데, 그 만의 느끼함이 묻어나면서도 이별을 예쁘게 포장해주는 말이 참 찡했습니다.
"자신의 공간을 침묵이 삼키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정인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면서 했던 말입니다. ", "그렇게 막말하고 싶을 때 아줌마 호칭부터 하니까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아줌마 이면서도 아줌마 소리에 그렇게 치를 떠는 거예요!", "예의만 지키면 눈치는 안 봐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심도 있는 대사가 많았던 정인의 대사들은 더욱 영화 보는 재미를 돋궈주고, 평소 신경 쓰지 않고 지내던 놓칠 법한 이야기들을 짚어줍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예고편만 보아서는 그저 가벼운 코미디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아내와 헤어지기 위한 방법으로 남편이 고용한 카사노바가 활동을 이어가며 일어나는 세 사람의 변화와 이야기들이 영화의 전개를 이룹니다.
누구나 연애를 할 때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이 사람이 내 평생의 짝이야.'라는 확신에 매일매일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면 금세 하나둘 불편한 점들이 생기고 나와 다른 생활방식에 대해 '왜 저럴까?' 곱씹으며 불만을 쌓아두게 됩니다.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속 부부간의 갚은 대화는 점점 사라집니다. 결국은 그저 한 공간을 나눠 쓰는 사람으로 인지하며 그냥 그렇게 살아갑니다. 물론 꾸준한 노력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생각을 나누고,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부부도 분명 있겠지만 저는 보편적인 부부들의 패턴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이혼이라는 장치를 사용해 결혼이라는 제도를 깨버릴 수도 있지만, 부부의 약속을 깨게 되는 이유가 '나'가 아닌 '상대방' 때문이라 미루고 싶어 합니다. 극 중 남편 두현도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아내의 모습들은 보기 싫고 대놓고 솔직하게 말은 못 하는 소심한 남자. 그러면서도 아내에게 부부의 이별을 책임전가 하려 이벤트를 계획했던 비겁한 남자라고 보입니다. 뒤늦은 후회로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다시 갈구하는 아이 같은 모습도 그렇게 좋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결혼 후 7년이 지나 아줌마가 된 정인이 일상에 젖어 남편을 전처럼 조심히 대하지 않고 행동했던 것들은 남편이 싫어할만해 보이긴 합니다. 그녀는 단지 남편을 아끼는 마음으로 음식을 하고 대화를 하고 싶었던 것이었지만 표현방식에서 자꾸 어긋나지는 둘의 관계가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나 표현만큼 표현의 방식 또한 중요한 것이구나 깨달았습니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그녀에 비해 타인을 의식하는 남의 편만 드는 '남편'이 서운했을 그녀의 마음도 이해됩니다. 한편 어릴 때 죽은 뽀삐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힘들어하는 카사노바의 슬픔에 찬 진지한 연기는 정말 엄청 웃겼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류승룡 배우가 등장하는 신마다 어떤 웃음코드가 있을까 기대하며 지켜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 진행에 영향을 주는 진중한 그의 대사들이나 행동에 어쩌면 더 집중을 못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매력적인 장성기 캐릭터가 너무 강렬해서 이 작품 후로는 류승룡 배우가 나온다 하면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화 & 드라마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럭키_Luck Key(2016)_킬러 역 '유해진' 주연 영화 (0) | 2021.07.22 |
---|---|
업 (2009)_모험을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0) | 2021.07.21 |
아무도 모른다(2004)_존재하고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0) | 2021.07.20 |
너는 내 운명(2005)_슬프지만 아름다운 그대 (0) | 2021.07.20 |
주토피아 (2016)_그들이 만들어 가는 신세계 (0) | 2021.07.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