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_ 가족 영화_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전에 다뤘던 영화 리뷰 포스팅 _도쿄 아동방임 사건을 다뤘던_ <아무도 모른다>의 감독입니다. 다큐멘터리 연출가 출신임이 묻어나는 영상들은 관객에게 감정을 요구하지 않는 그의 성향이 묻어납니다. 그는 영화의 스토리를 담담하게 관객이 지켜보고 스스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감정만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작품은 혈연에 따른 부모와 자식관계, 시간이 부여해 준 부모와 자식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예전에 어떤 텔레비전 광고에 나왔던 것처럼 항상 퇴근이 늦어 얼굴을 볼 수없던 아빠를 오랜만에 본 아이가 "다음에 또 오세요~"하고 인사하는 장면은 참 웃음 나면서도 씁쓸한 현실이었습니다. 감독 역시 비슷한 일화로 인해 '아이들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정말 필요하구나'라는 생각과 이에 영감을 얻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모는 생리적으로 출산을 했다고 해서 그 순간 다 부모가 되는 게 아니라 아이와 감정적 관계를 유지해가며 함께 자라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기에 부모의 이상만을 투영해 한 사람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아이만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 아이에게 어울리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 것입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고 부모가 되고 또 그 아이의 자녀가 부모가 되는 이런 당연한 순환을 겪으면서 우리는 단순히 아버지, 어머니라는 이름표에만 신경 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는 부모의 생각과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아이가 좋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족 모두가 성장해야 함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하는 좋은 영화입니다.
기억에 남는 명장면
-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하며 두 아이를 다 데려가겠다 말하는 료타의 머리를 유다이가 둔탁하게 한대 내려치는 장면은 못난 사람 혼내주는 상황에 감정이 이입되어 보면서 가슴 후련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뒤이어 아이들을 돈으로 사는 게 아니라는 유다이의 말은 참 어른스럽고, 저마저도 처음에 료타처럼 그를 오해했던 사람 중에 한 명이었어서 유다이에게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 케이타를 그리워하며 그들의 아들을 찾아갔지만 이미 마음에 상처를 입은 케이타가 그들을 피해 도망가는 장면은 매우 가슴이 아팠습니다. 료타 자신도 아버지 사랑에 대한 결핍된 유년을 보냈었기에 그 중요성은 모르고 자랐을 그가 알을 깨쳐 나오며 그의 아들에게 사과하는 장면은 아버지로서 한걸음 더 성장해나가는 모습에 가슴 아리면서도 뿌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줄거리 (열린 결말)
항상 냉정하고 이성적인 남자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가정적이고 따뜻한 아내 미도리(오노 마치코), 자신을 닮아 똑똑한 아들 케이타(니노미야 케이타)와 도쿄 중심에서 가정을 꾸려 살고 있습니다. 성공한 비즈니스 맨이었던 그는 일로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병원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출산 후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에 놀란 부부는 벌써 여섯 살이 된 케이타를 보며 마음이 복잡합니다. 료타는 한편으로 케이타가 자신과는 다르게 성격이 여유롭고 착한 것이 그것 때문이었나 생각해봅니다. 미도리는 출산을 위해 일부러 고향에 가서 출산을 했던 사실이 이런 상황을 불러오게 됐나 싶어 자책합니다. 한편 낙후된 군마현에서 다소 경제력은 떨어지지만 가정적이면서 털털한 성격을 가진 남자 유다이(릴리 프랭키)는 아내 유카리(마키 요코), 큰 아들 류세이(황 쇼겐)를 포함한 2남 1녀와 함께 마을에서 허름한 전파상을 운영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료타는 케이타를 데리고 자신의 친자식이 살고 있는 군마현 유다이 집으로 찾아갑니다. 사고의 원인을 파악해보니 아이들을 출산한 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 쇼코가 그녀의 가정사(결혼, 의붓아들)에 스트레스를 받고 애꿎은 아이들을 일부러 바꾼 것이었습니다. 공소시효는 이미 지나 그녀에 대한 처벌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고, 그저 작은 위로금과 함께 그녀의 사과만 받았을 뿐이었습니다. 병원 실책과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진중하게 나누던 중에 유다이가 보상금 문제를 운운하자 료타는 그를 가벼이 봅니다. 그리고 6년간 키워 온 케이타와 함께 친자식인 류세이를 돈을 주고 데려와 두 아이 모두 키울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다이는 가족애가 끈끈했던 아버지로 아이들과 항상 시간을 함께 보내고 그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신과 료타의 교육 가치관의 차이를 느낀 유다이는 그에게 아버지 역할도 누군가 대신해 줄 수는 없는 일이니, 일보다는 아이들과 가정에 집중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충고합니다. 유다이의 충고에 기분이 상한 료타는 두 아이를 다 데려가겠다고 말합니다. 료타의 말에 화가 난 유다이는 그의 머리를 내리치며 호통칩니다. "아이들은 돈으로 사는 게 아냐!" 이로써 료타의 계획은 무산되고 결국 두 집안의 합의하에 당분간 주말마다 두 아이를 바꿔 데려가 생활해 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료타 집으로 데리고 온 류세이는 딱딱한 아버지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유다이의 집으로 간 케이타는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그 가족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서로의 친부모 곁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빨리 적응하기를 바랐던 료타는 류세이에게 예전 집과는 연락도 하지 말라는 미션을 주기까지 합니다. 밝고 자유롭게 자라왔던 류세이는 결국 료타의 엄격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하여 원래 자기가 살던 집으로 달아나버립니다. 혈육이라는 이유로 억지로 부모 자식 관계를 이어갈 수 없음을 깨달은 료타는 류세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노력해보지만 아이가 그들 부부에게 쉽게 흡수되지 않는 상황에 그동안 키워온 케이타에 대한 그리움도 커져가 결국 유다이의 집을 다시 찾게 됩니다. 료타에 출현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있던 케이타는 "아빠는 아빠도 아니야"라며 도망가 버리고 료타는 아들의 뒤를 쫓습니다. 료타는 진심을 다해 울면서 아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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